IMG_9272 2.JPG

Hi.

리아뜰 매거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함께, ‘예술여행’ 해요!

Welcome to our magazine.
We document culture & art in travel. Hope you have a nice stay!

이진용 개인전

이진용 개인전

한적한 남산 소월로를 느긋하게 걸어
모던한 갤러리에 들어서면,
오롯이 나를 위해 책들이 펼치는 향연과 마주하게 된다.

2021. 7. 1 - 7. 31

이진용 개인전

박여숙화랑·박여숙아트센터



환상을 현실에 있는 오브제로 구체화하여 그려내는 작가 이진용이 서울 이태원에 있는 박여숙화랑에서 개인전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7월31일까지 열리며, 나무로 만든 책들을 쌓아 올린 설치 작업과 신작이 포함된 회화까지 40점을 만나볼 수 있다.

이진용은 다양한 물건을 모은다. 책, 열쇠, 여행가방, 목판활자, 화석 들이 그가 몰두하여 작업하는 스튜디오에 가득 차 있다. 언제나 그가 애정을 담아 마주하는 물건들은 세월이 흐르면서 생겨난 흔적과 기억을 고스란히 지니고 있다. 작가는 그 기억으로 스며든 감정과 의미 그리고 실재하는 형태를 변주하여 캔버스에 그려낸다. 세필이 아닌 제법 넓은 붓으로 한 획을 긋는 스트로크를 반복하며 터치를 켜켜이 쌓는다. 그는 마티에르 기법으로 유화를 그리고 볼륨을 더하여 질감이 보이도록 창작한다. 마치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거장 렘브란트가 연상된다. 렘브란트 역시 그림 소재가 될 물건들을 수집했는데, 모사하려고 구입한 루벤스와 반 다이크 그림부터 서책, 화려한 의상과 장식 그리고 골동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초상화에서 내면을 주로 묘사하던 렘브란트는 사물도 자기 관점으로 해석한 본질에 다가가기 위해 그 자체를 변형하고 음영으로 표현하였다.

조소를 전공한 이진용 작가가 나무로 직접 만든 책 중 한 권. Courtesy of Park Ryu Sook Gallery

조소를 전공한 이진용 작가가 나무로 직접 만든 책 중 한 권.
Courtesy of Park Ryu Sook Gallery

갤러리에 걸린 이진용 작품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자면, 헌책에 밴 냄새와 잘게 바스러지는 책등에 피부가 닿는 느낌이 그대로 전달된다. 책은 오래되어 제목이 무엇인지조차 알아보기 어렵고, 그 내용이 더욱더 궁금하기만 하다. 두꺼운 표지에 압인 된 글자 음영까지 섬세하게 표현한 붓 터치는 감탄을 자아낸다.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사물에 대해 본질을 인식하고 그 본질이 갖는 이미지를 환상으로 담아, 작가는 오브제를 바라보는 우리에게 그가 상상하는 현실을 고스란히 드러내 보여준다.

예술이 실재를 모방한다고 말한 아리스토텔레스도, 모방 개념은 실재에 대하여 자유롭게 접근하는 데에 그 근간을 둔다고 하였다. 그렇기에 미술비평가 이건수는 서문에서 “질 들뢰즈가 한 말을 빌자면 회화는 리얼리티 모방이 아니라 리얼리티를 생성한다고 했을 때, 이진용은 현실보다 더 실감나는 환상과 가상을 조용히 열어 보여주며 전통적인 모방론을 확장하려 하였다.”라고 언급하였다. 그에 따르면 우리 시선은 눈앞에 보이는 책과 그림에만 머물지 않고, 책 냄새와 감촉 그리고 볼륨감 등을 인지하여 ‘책에서 떠오르는 무엇인가’를 상상하게 될 듯 하다.

작가는 정통 회화를 그리는 방식을 유지하면서도 평면에 내재된 한계를 뛰어넘는 시간 예술을 선보여, 21세기 가상 세계로 우리를 이끈다.


작가 이진용은 1984년 부산에 위치한 로타리 화랑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다. 그 후 일반적인 평면회화부터 나무 혹은 돌을 이용한 조각이나 에폭시를 이용한 오브제 꼴라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1993년 개인전으로 인연을 맺은 박여숙화랑과 함께 아트 쾰른, 아모리 쇼, 시카고 아트페어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트페어에 참여하면서 작품이 한 층 더 깊이 있게 발전하였다. 그 후 아라리오 갤러리가 지원하여 미국, 캐나다 그리고 영국 등지에서 개인전을 가지며 글로벌 미술계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이진용은 다양한 비엔날레와 초대전을 비롯하여 약 40여 회에 이르는 개인전과 그룹전 80여 회에 참여하였다. 그가 남긴 작품은 현재 캐나다 노바스코샤 박물관, 미국 LA Artcore, 서울 시립 미술관, 호암 미술관 등 세계 유수한 미술관 및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Words by Koeun Lee
Still. Courtesy of Park Ryu Sook Gallery
© 리아뜰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강이연 | 앤트로포즈Anthropause

강이연 | 앤트로포즈Anthropause

한-스페인 예술시선교류展

한-스페인 예술시선교류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