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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막(膜)이 오르고, 여러 목소리가 들려온다' 필립 파레노, 오는 7월7일까지 리움미술관 전관을 무대로 연출한 개인전 <보이스> 선보여

'거대한 막(膜)이 오르고, 여러 목소리가 들려온다' 필립 파레노, 오는 7월7일까지 리움미술관 전관을 무대로 연출한 개인전 <보이스> 선보여

입력: 2024.03.28(목)
수정입력: 2024.07.06(토)


인공 지능을 통해 만든 목소리가 리움 미술관 곳곳에서 들려온다. 어순이 동사-주어-목적어인 언어 ∂A(델타 에이)로 말하는 이 목소리는 스피커를 통해 건물 안에 퍼지며 작품들이 살아 움직이도록 조율하는데, 전시장 밖에 있는 거대한 탑 ‘막(膜)’이 바로 그 인공두뇌이다. 주변 환경에서 미세한 진동·습도·기온·바람·소음에 따라 변하는 모든 데이터와 신호를 모은 <막>이 건물 안으로 보낸 목소리에는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이 실렸다. 그리고 우연인 듯 아닌 듯이 물고기 풍선이 떠다니고 피아노 건반이 눌려 아름다운 선율이 흘러나오거나 형광등이 깜박이며 벽이 움직이는 공간에서 스피커를 통해 여기저기 목소리와 음악이 울리고 안무가의 퍼포먼스가 펼쳐져서 그에 반응한 관람객들이 소리를 내게 된다면 이는 또다시 탑으로 전달된다. 마치 무대 위에서 공연이 펼쳐지듯이 목소리를 내며 생명체가 된 사물이 끊임없이 나타났다가 사라져 없어지는 서사가 이어지며 관람자들이 이를 감각하도록 이끈다.


2024. 2. 28 - 7. 7

보이스 VOICES

필립 파레노 Philippe Parreno

리움미술관


프랑스 설치미술가 필립 파레노(b. 1964) 개인전 <보이스VOICES>가 7월7일까지 리움미술관에서 열린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90년대 초기작부터 신작까지 그의 작품 세계를 대규모로 소개한다. 리움미술관 야외에 설치되어 사람들을 압도하는 대형 신작 ‘막(膜)’(2024)을 비롯하여 1987년 처음 만든 작품 ‘꽃’과 ‘내 방은 또 다른 어항’(2022), <차양>연작(2014-2023), ‘세상 밖 어디든’(2000) 등 사진·조각·설치·영상·그래픽 포스터 작업 총 40여 점을 선보인다.

필립 파레노 개인전 <보이스>가 열린 리움 미술관 전경 / Courtesy of Leeum

필립 파레노 개인전 <보이스>가 열린 리움 미술관 전경 / Courtesy of Leeum

전시장에서 관람객이 스스로 무엇을 볼지 정하여 거닐면서 시간을 경험할 수 있도록 오래 머무르길 바란다고 전하는 필립 파레노는 미술관을 이해하고 이 건축물이 지닌 고정된 이미지를 바꾸고자 하였다. 동료 미술가를 비롯한 언어학자·과학자·음악가·건축가 등 여러 전문가와 협업한 그는 시간과 기억을 바탕으로 데이터 연동과 인공 지능 같은 최신 기술을 활용하여 작업한다. 그리고 마치 석양이 질 무렵 주황빛으로 물든 바깥 풍경을 보는 듯한 건물 안에서 현실과 상상을 뒤섞은 연출이 철저하게 밖에서 통제되도록 하여 관객이 미술관이라는 공간의 존재가 어떤 의미를 가지며 얼마나 새롭게 인식할 수 있을지 경험하고 살피도록 한다. 이처럼 실험적인 시도를 선보인 파레노 작가는 자기제어시스템으로 모든 요소를 완벽하게 제어하면서도 어느 순간마다 예측불허한 상황이 끊임없이 이어지며 그가 탐구하는 예술 세계가 진화하기를 기대한다.

이렇듯 작가가 서로 다른 시공간에서 생명체들이 내는 여러 목소리로 그려낸 풍경에서는 정보를 소리로 바꾸거나 새로운 목소리를 자극하는 ‘막(膜)’과 이름도 역할도 없는 일본 만화 캐릭터 ‘안리’에게 목소리를 준 영상 작품 ‘세상 밖 어디든’(2000)을 마주하게 된다. 또한 태양이 사라지고 멸망한 지구가 영원히 석양빛으로 물든 ‘석양빛 만(灣), 가브리엘 타드, 지저 인간: 미래 역사의 단편’(2002)이 보여주는 몽환적인 분위기에서 ‘내 방은 또 다른 어항’(2022)의 물고기들이 부유하는 그 속에서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를 동시에 경험할 듯하다. 눈이 녹는 ‘리얼리티 파크의 눈사람’(1995-2023)은 시간 흐름에 따라 생성과 소멸을 반복해서 보여주고, 멈춘 듯이 느리게 물가를 보여주는 영상과 그 옆에 ‘막(膜)’으로부터 받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반영하여 끊임없는 변화를 전달하는 ‘대낮의 올빼미’(2020-2023)는 작가가 직접 제작한 벤치가 놓인 로비에서 찬찬히 감상하도록 구성하였다. 영화관으로 탈바꿈한 전시 공간 블랙박스에서는 환생한 마릴린 먼로와 철거된 고야의 집, 인공정원이 허구와 현실이 녹아든 메타버스를 감각하게 한다. 불빛 56개가 깜빡이거나 공간을 가로지르며 천천히 벽이 움직이는 공간에 들어선 관람객은 여전히 목소리에 반응하며 정해진 동선 없이 매 순간 새로워지는 작품을 마주할 듯하다.

7월7일, 거대한 ‘막(膜)’이 내린다.

필립 파레노Philippe Parreno. 리움미술관 안에서 바라보는 ‘막(膜)’, 2024 / Courtesy of Leeum

필립 파레노(b. 1964)
Philippe Parreno

피에르 위그, M/M(Paris)와 협업한 그래픽 포스터 ‘안리: 유령이 아닌, 그저 껍데기’(2000) 앞에 선 필립 파레노Philippe Parreno. photo by Studio Kim je won / Courtesy of Leeum

전세계 현대미술에 영향을 미치는 프랑스 설치미술가 필립 파레노는 동료 작가들, 과학자, 음악가, 건축가 등 여러 전문가와 협업하여 시간과 기억을 바탕으로 데이터 연동과 인공 지능 같은 최신 기술을 활용하여 전시 공간 안에서 예술을 마주하는 관객이 새롭게 인식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탐구한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2021년 <Philippe Parreno>(부르스 드 코메르스, 프랑스 파리), 2019년 <Echo>(뉴욕현대미술관MoMA, 미국 뉴욕), 2018년 <Looking back on a Future>(마틴-그로피우스 바우, 독일 베를린), 2016년 <ANYWHEN>(테이트모던, 영국 런던), 2015년 <H {N}Y PN(Y) OSIS: Philippe Parrno>(파크 에비뉴 아모리, 미국 뉴욕), 2013년 <Anywhere, Anywhere Out of the World>(팔레 드 도쿄, 프랑스 파리), 2012년 <Philippe Parrno>(바이엘러 미술관, 스위스 바젤) 등이 있다. 베니스 비엔날레(1993, 1995, 2003, 2007, 2009, 2011, 2015)와 리옹 비엔날레(1991, 1997, 2003, 2005), 맨체스터 국제 페스티벌에 여러 차례 참여한 필립 파레노의 작품은 퐁피두센터, 루마 아를, 21세기 가나자와 미술관, 파리 근현대미술관,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 MoMA, 구겐하임미술관, 뉴욕현대미술관MoMA, 테이트 모던, 아이리쉬미술관, 반아베미술관, 와타리현대미술관, 워커아트센터 등이 소장하고 있다.


리움미술관
Leeum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 55길 60-16
관람: 화요일(Tue) - 일요일(Sun), 10:00 – 18:00
(월요일 휴관 / 1월1일, 설날(음력), 추석 당일)
문의: 02. 2014. 6901
홈페이지: www.leeum.org 


Words & photographs by Koeun Lee
Still. Courtesy of Le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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