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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고미술과 현대미술을 조화롭게 선보이는 호암미술관 · 아모레퍼시픽미술관

2025년 고미술과 현대미술을 조화롭게 선보이는 호암미술관 ·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입력: 2025.02.06(수)
수정입력: 2025.03.27(목)

니콜라스 파티Nicolas Party 개인전 <Dust>가 열렸던 호암미술관 전시장 전경

올해 비슷한 시기에 고미술과 현대미술을 차례로 선보이는 미술관이 있다. 아모레퍼시픽과 호암이다. 두 미술관은 작년 하반기에 북유럽 아티스트 듀오 엘름그린&드라그셋Elmgreen&Dragset이 거대한 규모로 공간 5곳을 실제처럼 재현한 <Spaces>와 세계 미술애호가들 사이에서 가장 ‘핫한’ 예술가로 꼽히는 니콜라스 파티Nicolas Party <더스트>를 각각 개최하여 화제를 모았다. 특히 니콜라스 파티 개인전은 작가가 리움에서 직접 고른 소장품 가운데 김홍도의 ‘군선도’, 조선 시대 ‘백자 태호’ 같은 고미술품과 이들로부터 영감받아 작업한 파스텔 회화를 함께 배치한 특별한 기획으로 더욱 눈길을 끌었다. 지난 9월부터 여전히 SNS에 올라오는 수많은 인증 사진으로 화제성을 입증하며 2월23일까지 엘름그린 & 드라그셋 전시를 선보이는 아모레퍼시픽미술관과 새로운 전시 준비로 휴관 중인 호암미술관이 전 세계로 문화 교류를 넓히고자 하는 행보는 올해 더욱 선명해질 듯하다.

2025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열리게 될 전시는 동서양과 세대를 모두 아우른다. 두 미술관은 고미술과 세계적인 현대미술가를 소개하는데, 특히 고미술로 이루어진 전시 2개의 시기가 유교 사상이 뿌리내린 조선 시대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 눈여겨볼 만하다. 우선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은 올해 국내 대표적인 화장품 기업 아모레퍼시픽의 창립 80주년을 기념하여 역사를 돌아보고 미래를 새롭게 그려나가는 의미를 담은 특별한 전시들로 꾸렸다고 밝혔다. 오는 3월27일부터 6월29일까지 공개되는 <조선민화전>은 조선 시대부터 근대기까지 민화를 총망라한다. 민화는 우리 민족이 이 세상에서 복 받고 오래 살기를 바라는 염원을 신앙과 관련된 그림으로 표현하거나 생활 주변을 아름답게 꾸미고자 하는 마음을 솔직하고 자연스럽게 나타낸 전통 사회의 산물이다. 사회 계층 구분 없이 민중을 위한 그림으로 즉흥적인 화법이 돋보이는 민화를 이번 전시에서 소개하는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은 독특한 미감을 현대적인 관점으로 풀어낼 예정이라고 설명하였다. 관람객들은 민화에 깃든 전통과 한국인의 정서적 가치를 새롭게 알고, 익살스러운 시대정신을 현시점과 비교하며 그 시기에 널리 사랑받던 독창적인 아름다움을 젊은 감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듯하다. 기관 16곳이 소장한 작품 120여 점을 소개하는 이 전시는 표현 · 색채 · 상징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 안에서 민화와 공예품이 함께 어우러진다.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이 2023년 <조선, 병풍의 나라> 두 번째 시리즈를 5년 만에 열어 다양한 연령층 관람객들로부터 두루 호평을 받았던 만큼 이번 민화 기획전 역시 기대감을 높인다.

오는 4월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이 마련한 민화 기획전에서 선보이는 작품 ‘책거리8폭병풍’, 19세기 / Courtesy of Amorepacific Museum of Art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에서 3월27일부터 6월29일까지 열리는 <조선민화전> 전시장 전경 / Courtesy of Amorepacific Museum of Art

호암미술관 <겸재 정선> 기획전 출품작 금강전도(金剛全圖)’, 1734, 종이에 수묵담채, 개인소장, 국보 제 217호

호암미술관 <겸재 정선> 기획전 출품작 <경교명승첩> 중 ‘독서여가(讀書餘暇)’, 1740~1741, 간송미술관, 보물

같은 조선 시대 무렵인 300여 년 전에 금강산 수많은 봉우리가 장대하게 펼쳐진 모습은 어땠을까. 인왕산을 중심으로 그 일대에서 볼 수 있는 창의문, 경복궁, 세검정 등 서울 곳곳에 여전히 남아 있는 문화 유적과 한강 운치는 지금과 다를까. 그리고 툇마루에 나와 앉아 화분에 핀 모란을 감상하는 선비와 마주한다면 어떤 감정이 일까. 2023년 재개관하면서 세대와 시대를 초월한 한국적인 미와 가치를 널리 알리겠다고 밝힌 호암미술관은 올해 상반기인 4월2일에 특별 기획전 <겸재 정선>을 대규모로 개최한다. 겸재 정선(謙齋 鄭敾, 1676~1759)은 조선 후기에 직접 다니며 관찰한 산천을 고유한 기법으로 화폭에 담아낸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의 대가이다. 정선이 민족의 터전과 그에 깃든 숨결을 섬세하게 표현한 회화세계를 전반적으로 다루는 이번 전시는 고미술계를 대표하는 사립기관인 삼성문화재단과 간송미술문화재단이 공동개최한다. 진경산수화는 물론 산수와 인물 그리고 동물을 뜻하는 화조영모화 등 다양한 ‘풍경’에 그의 내면세계와 예술혼이 깃든 120여 점이 이번 전시에서 출품될 예정인 가운데, 미리 공개된 ‘금강전도(金剛全圖)’와 ‘독서여가(讀書餘暇)’가 눈길을 끈다. 국보 제217호 ‘금강전도’는 그가 그린 금강산 그림 가운데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1734년 작품이다. 금강산 1만2천 봉우리를 한눈에 내려다보는 듯이 장대하게 펼쳐진 광경은 눈길을 사로잡을 만하다. ‘독서여가’는 툇마루에 나와 앉아 마당에 놓인 화분에 핀 모란과 난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유유자적하는 선비 모습에서 정선이라는 인물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작품이다. 산수도가 그려진 부채를 손에 쥔 선비 뒤로 책장 안에 촛대와 서책 그리고 화가라면 빼놓을 수 없는 기물인 족자들이 놓여 있다. 책장 문에는 관폭도(觀瀑圖)가 그려져 있다. 이러한 여러 요소는 마치 화가의 자화상 같은 이 그림과 마주한 관람객들이 그와 만나는 즐거움을 작게나마 느끼게 한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이 하반기 현대미술 기획전에서 소개하는 시각예술가 마크 브래드포드Mark Bradford 작품 ‘Float’(2019). photo by Jacopo LaForgia © Mark Bradford / Courtesy of the artist and Staatlichen Museen zu Berlin, Nationalgalerie

이렇듯 오래도록 간직해야 할 수준 높은 우리 문화를 여러 세대가 함께 향유하는 두 전시 다음으로는 20세기 이후 현대미술이 소개된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동시대 시각예술가 마크 브래드포드의 작품세계를 펼쳐 보이는 개인전 <Mark Bradford: Keep Walking>을 8월7일부터 내년 1월4일까지 선보인다. 브래드포드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출신으로 2017년 ‘베니스 비엔날레’ 미국관 대표작가였고, 주로 부패한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회적 약자들의 현실을 회화 · 조각 · 설치 · 영상 등 다양한 장르로 표현한다. 그가 이번에 선보이는 대형 작품들 역시 도시의 부산물을 재료로 삼은 콜라주 추상회화를 비롯하여 비엔날레 출품작 ‘Spoiled Foot’(2017)와 관람객이 작품 위를 직접 거니는 ‘Float’(2019)가 있다.
호암미술관은 하반기인 8월21일부터 내년 1월4일까지 20세기 현대미술 거장 루이스 부르주아 회고전을 대규모로 연다. 어린 시절 트라우마로 가족과 모성에 얽힌 불안한 감정과 내면을 드러낸 청동 거미 조각 ‘엄마Maman’(맨 위 사진)로 유명한 루이스 부르주아(1911-2010)를 한국 미술관에서 대규모로 소개하는 전시는 25년 만이다. 이번 회고전에서 소개되는 작품은 ‘엄마’와 ‘밀실 XI(초상)’을 비롯하여 한국에서 처음 소개되는 초기 회화, 리움미술관 소장품 그리고 일기 같은 기록물 등이다.

이렇듯 고미술과 현대미술 예술가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폭넓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기획한 2025년 전시 외에도 관람객을 대상으로 한 강좌와 활동 프로그램들이 앞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시공간을 초월하여 겸재 정선의 자화상과 마주하는 듯한 새로운 만남이 기대될 듯하다.

Words by Koeun Lee
Still. Courtesy of Hoam Museum of Art
Still. Courtesy of Amorepacific Museum of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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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에도 ‘해외 교류 전시’ 활발히 선보이는 국립현대미술관, 오는 5월부터 서울 · 과천 상설전을 비롯하여 &lt;론 뮤익&gt;과 &lt;아더랜드 Ⅱ: 와엘 샤키, 아크람 자타리&gt; 등 국내외 전시 다채롭게 기획해

2025년에도 ‘해외 교류 전시’ 활발히 선보이는 국립현대미술관, 오는 5월부터 서울 · 과천 상설전을 비롯하여 <론 뮤익>과 <아더랜드 Ⅱ: 와엘 샤키, 아크람 자타리> 등 국내외 전시 다채롭게 기획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