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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열 작고 3주기 개인전, 맺히고 스며들고 흐르는 물방울이 <영롱함을 넘어서> '일루전(illusion)'을 품다

김창열 작고 3주기 개인전, 맺히고 스며들고 흐르는 물방울이 <영롱함을 넘어서> '일루전(illusion)'을 품다

입력: 2024. 05. 15(수)
수정입력: 2024. 05. 21(화)




2024. 4. 24 – 6. 9

영롱함을 넘어서Beyond Iridescence

김창열Kim Tschang-Yeul

갤러리현대

김창열Kim Tschang-Yeul. ‘물방울’, 2012 / Courtesy of Kim Tschang-Yeul Estate and Gallery Hyundai

어둠이 짙게 깔린 바다에서 영롱하게 방울진 물방울 하나가 수면 위로 떠오른다. 바닷속 깊은 빛깔을 투영하는 첫 물방울은 그 투명성을 고스란히 지닌 채 대지(大地)로 향하며 여정을 시작한다. 1972년 파리 초대전 <살롱 드 메Salon de Mai>에 출품한 ‘밤에 일어난 일Event of Night’이 호평을 받으면서 ‘물방울 작가’로 불리게 된 김창열(1929-2021) 화백은 50여 년 동안 그 영롱함을 넘어서 환상을 보는 듯한 ‘일루전illusion’에 다가가려고 노력하였다. 그는 “예술의 본질은 결국 일루전일 텐데, 이것을 재검토해 보려는 게 나의 예술입니다”라고 말하였다. 리얼real이라는 현실감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표면 위 물방울이 그가 평생에 걸쳐 끊임없이 탐구하며 다가서겠다고 말한 예술의 본질 ‘일루전이다. 김창열 화백이 그 본질에 다가서겠다고 밝힌 1976년 초대전을 개최하며 연을 맺은 갤러리현대는 그의 작고 3주기를 맞이하여 ‘일루전’을 탐구한 예술 여정을 회고하는 주요 작품 38점을 6월9일까지 소개한다.

이번 전시는 마대 위 물방울이 처음 등장하는 1970년대 초반부터 2010년대까지 ‘일루전’에 도전하고 조형적 아름다움에 다다르고자 했던 작품들로 이루어져 있다. 1969년 뉴욕에서 파리 근교로 옮겨 간 김창열 화백은 마구간에서 생활하던 1971년 어느 아침, 다시 쓰려고 물을 뿌려둔 캔버스에서 그가 50여 년 동안 탐구하게 될 ‘물방울’을 처음 발견하였다. 1976년 현대화랑 개인전을 앞두고 11년 만에 고국에 온 김창열 화백은 미술평론가 이일과 동료 작가 박서보와 나눈 대담에서 물방울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하였고, <공간> 6월호에 실렸다. “캔버스를 뒤집어놓고 직접 물방울을 뿌려 보았어. 꺼칠꺼칠한 마대(麻袋)에 매달린 크고 작은 물방울의 무리, 그것은 충분히 조형적(造形的) 화면이 성립되고도 남질 않겠어. 여기서 보인 물방울의 개념, 그것은 하나의 점이면서도 그 질감(質感)은 어떤 생명력(生命力)을 지니고 있다는 새로움의 발견이었어. 점이 가질 수 있는 최대의 감도(感度)라 할까, 기적으로 느껴졌어.”

1층 전시장에 걸린 회화 가운데 왼쪽에서 두 번째 작품 ‘물방울Water Drops’(1976)는 갤러리현대가 1976년 처음 개최한 김창열 초대전에 걸렸다. / Courtesy of Kim Tschang-Yeul Estate and Gallery Hyundai

작고 3주기를 맞이하여 열린 김창열 개인전 <영롱함을 넘어서>를 선보이는 갤러리현대 2층 전시장 / Courtesy of Kim Tschang-Yeul Estate and Gallery Hyundai

김창열Kim Tschang-Yeul.물방울 ENS 79002’, 1979 / Courtesy of Kim Tschang-Yeul Estate and Gallery Hyundai

갤러리 현대 지하 전시장에는 ‘회귀 DRA97009’(1997)를 비롯한 <회귀Recurrence> 시리즈가 전시되어 있다.

이렇듯 사실적으로 보이지만 철저하게 조형화된 물방울을 마(麻)천을 비롯한 모래, 신문, 나뭇잎, 그리고 한자들 위에 놓은 김창열 화백. 그는 오로지 물방울로부터 회화의 본질을 찾아내고, 현실과 가상 사이에서 그 틈을 끊임없이 좁히고자 하였다. 1970년대에는 실제로 물방울이 캔버스 위에 맺혀 있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는 회화가 대부분이다. 1층 전시장에 걸린 이 시기 작품들에서는 물방울이 중력을 거스른 채 영롱하게 빛을 발하며 맺혀 있다. 관람자들이 2층 전시장으로 올라가서 마주하는 물방울은 이와 다르다. 그저 맺혀 있던 것이 일부는 흐르고 스며든다. 게다가 ‘물방울 CSH27-1’(1979)에서는 끈적임이 달라진 모습도 관찰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지하 전시장에서는 동양 철학을 바탕으로 심오하고 원대한 진리의 세계관이 함축된 ’한자‘를 투영하는 <회귀Recurrence> 시리즈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2020년 <The Path>까지 열네 번을 김창열 화백과 함께해온 갤러리현대가 이번에는 1976년 그가 언급했던 ’일루전‘에 초점을 맞추어 여러 소장가로부터 모은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제는 너무 익숙한 물방울 속에 스스로 갇혀 구슬 놀이를 하듯이 놀라운 시각 효과를 즐기며 본질로 향하던 그의 예술 여정을 살펴보면서 과연 어떤 깊고 새로운 울림을 품게 될까.

김창열
Kim Tschang-Yeul

1929년 12월24일 평안남도 맹산에서 태어나 열여섯 살에 월남한 김창열 화백은 이쾌대가 운영하던 성북회화연구소에서 그림을 배웠고, 검정고시로 1948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에 입학하였다. 6·25 전쟁으로 학업을 중단하였으나, 1957년 작가들과 현대미술가협회를 결성하여 창립회원으로 활동하며 한국의 앵포르멜 미술 운동을 이끌었다. 앵포르멜 경향이 두드러진 작품으로 1961년 ‘제2회 파리비엔날레’에 참여했고, 1965년부터 4년간 뉴욕에 머물며 록펠러재단으로부터 장학금을 받아 아트스튜던트리그Arts Student League에서 판화를 전공하였다. 고 백남준 작가의 도움으로 1969년 ‘제7회 아방가르드 페스티벌’에 참가한 이후 파리에서 지내며 1972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살롱전 <살롱 드 메>에서 ‘물방울 회화’를 처음 선보였다.
개인전은 국립현대미술관(1993), 선재현대미술관(1994), 드라기낭미술관(1997), 사마모토젠조미술관(1998), 쥬드폼므미술관(2004), 중국국가박물관(2005), 부산시립미술관(2009), 국립대만미술관(2012), 광주시립미술관(2014) 등 국내외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60여 회 개최하였다. 프랑스 퐁피두센터, 일본 도쿄국립미술관, 미국 보스톤현대미술관, 독일 보훔미술관 및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삼성리움미술관 등이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또한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며 문화교류에 이바지한 김창열 화백은 이를 인정받아 1996년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 ‘슈발리에’와 2017년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 ‘오피시에’를 수상하였다. 국내에서는 2013년 대한민국 은관문화훈장을 받았고, 같은 해에 대표작 220점을 기증하여 3년 뒤 김창열미술관이 제주도에 개관하였다.


갤러리 현대
Gallery Hyundai

서울 종로구 삼청로 14 (사간동)
관람: 화요일(Tue)–일요일(Sun), 10:00 – 18:00
문의: +82 2 2287 3500


Words by Grace
Still. Courtesy of Kim Tschang-Yeul Estate and Gallery Hyund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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