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국내 미술계가 가장 들썩이는 9월, 국제갤러리 · 아라리오 서울 · 갤러리현대가 선보이는 전시는?
입력: 2025.01.03(금)
2025년 새해에는 국내 주요 갤러리 세 곳이 어떤 전시를 마련했을까. 국제갤러리 서울점은 1951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50여 년 동안 강렬한 영상 설치 작업을 해오며 비디오 아트를 현대미술의 주요 장르로 확립하는 데 앞장선 빌 비올라 전시를 오는 1월26일까지 연다. 3월에는 국내 작가 최재은·하종현을 소개한다. 특히 최재은 작가는 봄을 맞이하여 기후 위기로 파괴되는 생태계에 대한 고민을 풀어내고, 2015년부터 직접 DMZ 생태계를 분석하여 산림을 복원하는 방법과 과정으로 구성된 ‘자연국가Nature Rules’ 프로젝트를 공개한다. 6월에는 하이트컬렉션 소속 이성휘 큐레이터가 기획하는 그룹전 <회화 이후의 회화>(가제)가 관람객을 맞이할 예정이다. 이 전시에 참여하는 젊은 작가들이 디지털 매체로 접한 전쟁이나 정치적 대립 같은 사회적 감수성 혹은 개인 서사를 투영한 시각언어를 선보여 눈길을 끌 듯하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전통’을 주제로 엮은 그룹전 <한옥 2025>도 함께 열린다.
‘키아프x프리즈’와 대한민국 미술축제 등으로 국내 미술계가 가장 들썩이는 시기인 9월에 국제갤러리가 소개하는 작가는 루이스 부르주아와 그간 전 세계 다양한 박물관 및 미술관과 협업해 그들의 소장품을 재해석하는 작업을 진행해온 갈라 포라스-김이다. 그 뒤를 이어 ‘여성적 그로테스크’ 작업으로 잘 알려진 장파 개인전이 마지막을 장식한다. 장파 작가는 예정된 전시에서 다양한 문화권에 있는 여성을 향한 관음과 물질적 숭배 그리고 시선의 폭력성 등을 기괴한 신체와 장기 형상에 담고 ‘유머’ 코드를 녹여낼 예정이다. 이외에도 국제갤러리 부산점은 삶에서 뜻대로 되지 않는 일들과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들을 독특한 시각으로 풀어낸 영상 · 조각 · 드로잉을 선보이는 정연두 개인전 <불가피한 상황과 피치 못할 사정들>을 4월 전시로 기획하였다.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은 2025년에 시대정신을 가늠하고 고찰하는 작품세계를 주로 소개할 계획이고, 연말부터 이어온 김병호 개인전 <탐닉의 정원>(맨 위 사진)으로 새해를 열었다. 강병호 작가는 합리주의가 바탕이 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에게 깃든 심리와 삶에 관한 철학 그리고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욕망을 추상적 금속 조각에 담아낸다. 이후 전시들은 대부분 동아시아를 기반으로 하는 작가들로 구성된 가운데, 3월에는 국적이 다른 두 작가가 그들만의 감각으로 보여주는 풍경을 만나게 된다. 일본의 젊은 회화 작가 코헤이 야마다Kohei YAMADA는 고요히 생각에 잠길 수 있는 도시와 자연 풍경을 보여준다면, 필리핀에서 국민 작가로 알려진 뷰엔 칼루바얀Buen CALUBAYAN은 무조건 받아들인 서구식 시각 체계에 질문을 던지는 동시에 대안을 제시한다. 봄이 완연한 5월부터는 구지윤 · 요한한 · 엄태정 개인전이 이어진다. 국내외 미술계 시선이 가장 많이 쏠리는 9월에 갤러리 전관에서 개인전을 여는 작가 이진주는 신작을 대거 선보인다고 알렸다. 1980년생 이진주 작가는 한국화 재료로 여성 신체와 내면세계를 섬세하게 묘사하고 채색하며, 세계적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올해 개관 55주년을 맞이하는 갤러리현대가 첫 전시에서 소개하는 작가는 ‘2024년 베니스 비엔날레’ 기간에 유서 깊은 건물인 팔라초 카보초에서 개인전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던 신성희이다. 2월에 열릴 예정인 개인전 <신성희: 꾸띠아주, 누아주>는 추상 단색화와 민중미술을 평면과 입체를 합친 작품인 <꾸띠아주(박음 회화)〉 연작과 〈누아주(엮음 회화)〉 연작이 중점적으로 소개된다. 4월에 55주년 기념 특별전을 마련한 갤러리현대는 기획전을 한 차례 더 열고, 8월부터는 현재 프랑스 남부 생폴 드 방스에 있는 매그 재단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는 김민정 작품들을 신관에서 선보인다. 그리고 같은 기간에 본관에서는 작년 베니스비엔날레 제60회 국제미술전 본전시에 참여한 이강승과 캔디스 린의 2인전을 국내에서 처음 공개한다. 9월 많은 관람객과 국내외 미술관계자들의 높은 관심이 쏠리는 시기인 만큼 갤러리현대는 두 전시 외에도 아르헨티나 출신 예술가 토마스 사라세노 개인전을 강남점에서 개최한다. 토마스 사라세노는 오늘날 환경과 기후 문제를 고민하며, 인간과 다양한 생물이 공생하는 ‘실현 가능한 유토피아’를 작품에 담아낸다. 연말에는 평범한 사람이 살아가는 일상 경험과 기억을 접었다 펼치는 천에 그리거나 만화 드로잉 혹은 애니메잇션 등 다양한 매체로 드러내는 이우성 작가가 최신작들로 관람객과 만난다.
Words by Grace
Still. Courtesy of Kukje Gallery
Still. Courtesy of Arario Gallery
Still. Courtesy of Gallery Hyund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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