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 25

Sep 25 세계적인 갤러리 가고시안이 국내에 처음 여는 팝업 전시, 데릭 애덤스 개인전 <The Strip>

Grace

입력: 2024.09.25(수)

2024. 9. 3 - 10. 12

Derrick Adams: The Strip

데릭 애덤스

APMA 캐비닛 (아모레퍼시픽 본사 1층)

미국 뉴욕에서 주로 활동하고, 도시에서 살아가는 흑인들의 삶과 문화를 독특한 추상표현으로 그려내어 자기 정체성을 표현하는 시각 예술가 데릭 애덤스. 세계적인 갤러리 가고시안이 서울에 처음 연 팝업 전시는 그의 개인전이다. 제3회 프리즈 서울 개막에 맞춰 공개된 이번 전시에서 데릭 애덤스는 신작들로 한국 관람객과 만난다. 통유리로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전시 공간에는 갈색 벽돌로 쌓은 벽을 액자처럼 입체적으로 두르고 그 안에 화려한 가발을 쓴 여러 마네킹 두상으로 가득 찬 진열장을 그린 그의 회화 작품들이 걸려 있다. 마치 실제 매장의 상품진열창을 보는 듯한 이번 전시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그림 속 두상에 대해 작가는 ‘3차원 대상을 여러 시점으로 나누어서 화폭에 재구성하는 큐비즘cubism과 성인식이나 제사 혹은 정치 활동할 때 세속사회에 얽히지 않은 신성한 의미로 쓰이면서 서양미술에도 많은 영향을 끼친 아프리카의 전통 가면으로부터 영감받은 형상’이라고 말한다. 또한 고대 이집트부터 내려오는 전통 초상화와 장식 역사를 따르는 얼굴의 흑인 여성들은 신비하면서도 공포심과 유머를 동시에 품은 카니발레스크carnivalesque 변신을 떠올리게 하는 가발을 쓰면서 서로 다른 정체성을 드러낸다.

아모레퍼시픽 본사 1층에 있는 전시 공간 APMA 캐비닛에서 열린 데릭 애덤스 개인전 <The Strip> 전경 Courtesy of Gagosian

두상뿐만 아니라 이를 직선형으로 배치한 화면구성과 진열창의 나머지 공간을 벽돌 형태로 콜라주 작업하여 큐비즘을 드러낸 작가는 그가 묘사한 흑인 여성들이 뮤즈인 동시에, 상품을 갖고자 하는 욕망을 내비치는 소비자임을 강조하고자 작업 전반을 팝 아트Pop Art로 이끈다. 뉴욕 브루클린 작업실 주변과 전 세계 곳곳에 있는 뷰티 매장을 소재로 다룬 작가는 여기에 흑인 문화와 정체성을 더욱 녹여내기 위하여 벽돌 무늬 위에 스프레이 페인트로 하트 모양을 그려 넣었다. 이 하트는 데릭 애덤스가 오마주한 패션 디자이너 패트릭 켈리Patrick Kelly를 상징하고 작가의 주제의식을 강조한다. 패트릭 켈리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 인종을 향한 불쾌하거나 모욕적인 고정관념을 묘사하는 물품을 수집하고 이를 자기가 디자인한 옷에 장식하였다. 패트릭 켈리가 인종이 가진 고유한 문화를 대중적으로 포용하고자 한 생각을 그의 디자인 철학에 끊임없이 담아낸 1980년대를 지나온 데릭 애덤스는 그의 회화에 치장한 흑인 얼굴과 가발로 이를 표현하였고, 이에 더하여 개개인에게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화사한 색감과 친숙한 대중적 소재들로 흑인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스타일과 아름다움을 그려낸 데릭 애덤스의 개인전 <The Strip>은 10월12일까지.

데릭 애덤스(b. 1970)
Derrick Adams

미국 볼티모어에서 태어난 데릭 애덤스는 뉴욕에서 주로 활동한다. 전 세계 유수 기관에서 활발히 전시를 선보이는 그는 미국 뉴욕 파이어니어 웍스와 아트 앤 디자인 뮤지엄,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아프리칸 아메리칸 박물관, 시애틀 헨리 아트 갤러리, FLAG 예술재단 등에서 작품을 선보였다. 또한 주요 수상 내역으로는 루이스 컴포트 티파니 재단상(2009), 할렘 스튜디오 미술관상(2016), 고든 팍스 재단 펠로우십(2018), 로버트 라우센버그 재단 레지던시(2019)가 있다. 볼티모어 미술관, 버밍엄 미술관, 버지니아 미술관, 브루클린 미술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할렘 스튜디오 미술관, 휘트니 미술관 등이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Words & photographs by Grace
Still. Courtesy of Gagos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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