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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름 키퍼 | 지금 집이 없는 사람

안젤름 키퍼 | 지금 집이 없는 사람


안젤름 키퍼

지금 집이 없는 사람

Wer jetzt kein Haus hat

타데우스 로팍 서울

2022. 9. 1 - 10. 22


주여, 가을이 왔습니다. 여름이 참으로 길었습니다.
해시계 위에 당신의 그림자를 놓아주시고, 들에는 많은 바람을 푸십시오.

마지막 과실이 익게 하시고 이틀만 더 남국의 햇볕을 주시어
그들을 완숙하게 하여 마지막 단맛이 진한 포도주 속에 스미게 하십시오.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짓지 않습니다.

지금 고독한 사람은 이후에도 오래 고독하게 살면서 잠자지 않고, 읽고,
그리고 긴 편지를 쓸 것입니다. 바람이 불어 나뭇잎이 날릴 때,
불안스레 이리저리 가로수 길을 헤맬 것입니다.

– 라이너 마리아 릴케, ‘가을날Herbsttag (1902)’, 송영택 역

독일 화가 안젤름 키퍼Anselm Kiefer 개인전 <지금 집이 없는 사람Wer jetzt kein Haus hat>이 9월1일부터 10월22일까지 타데우스 로팍 서울에서 개최한다. 세계적인 예술가 키퍼는 이번 전시에서 오스트리아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R. M. Rilke(1875–1926)가 쓴 시 ‘가을날Herbsttag (1902)’, ‘가을Herbst (1906)’, 그리고 ‘가을의 마지막 Ende des Herbstes (1920)’로부터 영감을 받아 제작한 신작 회화와 설치 작품을 선보인다. 가을을 주제로 변화와 덧없음, 부패와 쇠퇴를 노래한 시를 오마주한 작품은 어스름한 나무의 윤곽과 가을빛으로 물든 나뭇잎, 시간이 흘러 속절없이 떨어지는 낙엽 그리고 서서히 회색빛을 머금는 겨울나무를 담고 있다. 흘러가는 시간이 황폐하고 인간 삶이 덧없음을 불러일으키는 가을과 겨울 회화에는 작가가 ‘인류 역사의 무게를 지탱할 수 있는 유일한 재료’라고 여기는 납과 금박이 쓰여 계절이 바뀌며 순환하는 자연 주기를 은유하고 있다. 그리고 작품에 두텁게 쌓인 질감은 오랜 세월을 지나며 축적된 지층에 역사가 더해짐을 암시한다. 내년 대전에서 개관하는 미술관이 대규모로 선보일 안젤름 키퍼 2부 전시를 만나기 전에, 타데우스 로팍 서울 갤러리에서 작가가 영감을 받은 런던 하이드 파크Hyde Park를 거닐며 정취에 빠져든 가을 분위기를 함께 느껴보시길.

안젤름 키퍼 개인전 <지금 집이 없는 사람> 전경, photo by Chunho An /Courtesy of Thaddaeus Ropac gallery, London • Paris • Salzburg • Seoul

안젤름 키퍼 개인전 <지금 집이 없는 사람> 전경, photo by Chunho An /Courtesy of Thaddaeus Ropac gallery, London • Paris • Salzburg • Seoul

Words by Grace
Still. Courtesy of Thaddaeus Ropac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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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아서 비니언 | DNA:Study/(Visual: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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