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 앨버트 홀Royal Albert Hall | 런던
여전히,
아름드리나무들이 늘어선 켄싱턴 가든스에 머물러 있다.
기념비 주변에서 도란도란 얘기 나누며 쉬는 사람들 옆에 나도 앉는다.
도로를 사이에 둔 로얄 앨버트 홀이 시야에 들어온다.
로열 앨버트 홀Royal Albert Hall, 런던
앨버트 공은 생전에 로마 원형극장에서 영감을 얻어 앨버트 홀을 구상하였다. 빅토리아 여왕이 남편을 추모하며 기념비와 동시에 건립하였다. 문화예술 지역으로 조성한 사우스켄싱턴에서 유서 깊은 음악 연주 홀로 자리매김했고, 올해로 설립 150주년을 맞이한다.
붉은 벽돌로 지어진 앨버트 홀은 웅장한 기풍을 지닌다. 수용 인원이 5천 명 정도 되는 건물을 유리와 주철로 만든 거대한 돔이 덮고 있다. 외벽 상단에는 둥근 띠(프리즈frieze)에 예술·철학·과학·산업을 묘사하여 만든 테라코타로 장식하였다. 이는 앨버트 공이 만국박람회 성공을 계기로 ‘산업과 문화 교육을 위한 건물’을 짓고자 했던 뜻이 담겨 있다.
매년 여름에 BBC 주최로 세계 최대 클래식 음악축제인 ‘프롬스Proms’가 앨버트 홀에서 진행된다. 올해는 7월31일부터 9월11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그 동안 지휘자로는 다니엘 바렌보임과 사이먼 래틀,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과 이자벨 파우스트, 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헤리치 등 내로라하는 음악가들이 참여하였다. 한국 출신으로는 정명훈이 서울 시립 교향 악단을 이끌고 2014년 무대에 올랐다. 이에 앞서 2013년 장한나가 카타르 필하모닉을 지휘하기도 했다. 피아니스트로는 김선욱이 2013년에 특별 초청을 받았고, 조성진은 2018년에 프롬스 데뷔에 이어 2019년 무대에도 올랐다. 그리고 손열음 역시 2019년에 처음으로 프롬스 공연을 펼쳤다.
로열 앨버트 홀에서는 행사가 연간 400건 정도 열린다. 오페라, 발레 공연, 시상식과 토크쇼, 팝가수 에릭 클랩턴이나 비틀즈&롤링 스톤즈 합동 콘서트, 빌 깁Bill Gibb이 만든 레이블 패션쇼, 태양의 서커스 등 다양하다. 또한, 작년 팬데믹 상황에서는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제작한 뮤지컬과 프롬스, 조성진이 펼친 무관중 공연 등을 온라인에서 감상하도록 하였다.
Words & photographs by Koeun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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