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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랍스터 행성’으로 초대하는 필립 콜버트

‘랍스터 행성’으로 초대하는 필립 콜버트

입력: 2025.04.24(목)

지난 1일 서울 석촌호수를 품은 전시공간 더 갤러리 호수에서 세계적인 현대미술가이자 ‘랍스터 작가’ 필립 콜버트Philip Colbert의 개인전 <랍스터 행성으로의 여행>이 열렸다. 같은 날, 전시 개막과 함께 건물 옆에 들어선 6m 조각 작품 ‘예술가The Painter’(2025)가 대중에게 처음 공개되었다. 필립 콜버트는 한국에서 받은 사랑과 고마운 마음을 돌려드리고 싶어서 대형 조각 ‘예술가’를 영구 기증하였다고 밝혔다.

석촌 호수 앞에 설치된 필립 콜버트의 ‘예술가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나 런던에서 작업하는 팝아트 작가 필립 콜버트는 고전 미술사로부터 얻은 영감을 다채로운 색감과 만화 요소로 표현한다. 디지털 세계와 대중문화를 동시에 품은 캐릭터 ‘랍스터맨’을 통해 현대 사회의 자아 정체성과 예술의 역할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그의 자화상이라 할 수 있는 초대형 조각 ‘예술가’도 마찬가지이다. 고전 작품에서 작가들이 붓을 든 모습과 자기를 비추어 본 그는 그림을 그리면서 의미를 찾는 그들이 더욱 깊이 파고들수록 한계를 느끼고 불안해하는 실존적 고민을 공감하며 조각에 담았다. 살바도로 달리Salvador Dali가 그린 시계처럼 녹아내리는 듯한 붓도 비슷한 맥락이다. 팝아트 형식과 위트를 통해 필립 콜버트 역시 예술 표현에 있어서 극한을 뛰어넘는 희망을 이 작품에서 보여준다. 세인트앤드루스 대학교에서 철학 석사 학위를 받은 작가는 대중적인 캐릭터 ‘랍스터맨’을 내세워서 결코 가볍지 않은 화두를 던지며 국내외 미술애호가와 대중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올리브영의 신화를 이끈 노희영 대표와 배우 이정재 등 국내 유명 인사들과 그와 친한 K-pop 가수들이 자리를 빛내며 개최된 이번 개인전에서 필립 콜버트는 신작 19점을 선보인다. 회화 10점은 과거 전쟁화와 SF(공상과학)나 메타버스 같은 현대 디지털 문화가 융합된 미래지향적 세계관에서 인류 역사상 마지막으로 일어나는 듯한 전투가 벌어지는 장면이 담겼다. 그리고 그 역사에 나타난 위대한 영웅은 ‘랍스터맨’이다. 이번 전시 작품 가운데 <전투 장면 도해Battle Scene Figure Series> 시리즈는 랍스터 종족이 ‘랍스터 행성Lobster Planet’의 미래를 걸고 싸우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이 그림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자크 루이 다비드와 페테르 파울 루벤스의 전쟁화 구도를 차용하였다. 그리고 피카소와 바스키아 등 현대미술 대가의 상징적인 도상과 디지털 이미지, 메타버스, SNS 요소들이 눈에 띈다.

필립 콜버트 개인전 <랍스터 행성으로의 여행>이 열린 더 갤러리 호수의 제2전시장 전경

필립 콜버트 개인전 <랍스터 행성으로의 여행>이 열린 더 갤러리 호수의 제1전시장 전경

전시장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이수스 대전 모자이크화의 재해석After Batter of Issus Mosaic’(맨 위 사진)이다. 기원전 333년 소아시아 반도의 남동쪽 이수스에서 다리우스 3세의 대군과 전투를 벌인 알렉산더 대왕이 승리한 서사를 가로 4m 50cm에 달하는 크기로 필록세누스Philoxenos가 그린 모자이크화 ‘이수스 대전’은 1831년 폼페이에서 발굴되었다. 이 모자이크화는 현재 나폴리 국립 고고학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데, 지난해 그곳에서 개인전을 가졌던 필립 콜버트는 “작품을 마주하고서 수천 년 전 예술이 얼마나 강력하고 심오한지 떠올렸고, 미래를 생각하며 이 그림을 꼭 다시 그려보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작가는 암울한 미래와 향수가 공존하는 ‘랍스터 행성’에서 랍스터가 AI 로봇 혹은 사이보그 세력과 맞서 싸우는 장면을 연출하였다. 이는 관람하는 이들로 하여금 과거 미술사 시대가 디지털 혁명을 맞이하면서도 시공간을 초월한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음을 상기하게 한다.

이외에도 다양한 모습으로 눈에 띄는 조각 9점이 있다. 서양에서 오랫동안 마법을 상징하며 보이지 않는 세계에서 경이로운 매개체로 여겨온 ‘버섯’ 모양 옷을 입고 자연의 놀라운 생명력을 은유하는 ‘앉아 있는 랍스터 버섯’을 비롯하여 오귀스트 로댕 ‘생각하는 사람’의 오마주인 ‘생각하는 랍스터’를 만나게 된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반인반수를 모티브로 제작한 ‘미노타우르스와 싸우는 랍스터’는 ‘이수스 대전 모자이크화의 재해석’과 가까운 자리에 놓여 전장(戰場)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나는 랍스터가 되었을 때 예술가가 되었다”
- 필립 콜버트 -

Courtesy of K ARTISTS Art Consulting and Philip Colbert studio , London




Words by Grace
Additional photographs by Koeun Lee
Video. Courtesy of KAIST Art and K ARTISTS Art Consul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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