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편집: 2024년11월19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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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울이 여행을 시작합니다 | 김창열 전시, 서울 런던

물방울이 여행을 시작합니다 | 김창열 전시, 서울 런던

어둠이 짙게 깔린 바다에서
영롱하게 방울진 물방울 하나가 수면 위로 떠오른다.
바닷속 깊은 빛깔을 투영하는 첫 물방울은
그 투명성을 고스란히 지닌 채 대지大地로 향하는 여행을 시작한다.

화가 김창열(1929-2021)은 파리 초대전 《살롱 드메Salon de Mai》에 출품한 ‘밤에 일어난 일Event of Night’이 호평을 받으면서 물방울 작가로 불리기 시작하였다. 이전까지는 추상화 위주로 작업하였고, 그 작품들은 제주도립김창열미술관에 다수 소장되어 있다. 김창열은 물방울이 지닌 투명한 성질뿐 아니라 변형과 속성에 대해 끊임없이 사유하였고, 그가 섬세하게 그려낸 물방울은 바탕칠이 되지 않은 거친 마대나 모래 위 혹은 결이 살아 있는 나무 판 위로 여정을 계속한다. 그리고 동양 철학을 바탕으로 심오하고 원대한 진리의 세계관을 함축한 ‘문자’에 살포시 머무르게 된다. 김창열 화백은 이렇듯 평생 물방울을 그리고 문자를 쓰는 수행과 같은 창작을 이어가며 한국 현대미술의 한 획을 그었다. 올해 열리는 회고전들 중 런던 Almin Rech 갤러리가 기획한 <Water Drops>와 갤러리 현대가 작년에 ‘문자’에 초점을 맞춰 기획했던 김창열 개인전 <The Path> 온라인 전시를 보며 물방울의 여정을 함께 따라가 보자.

 

Water Drops

Almin Rech, London

© Almin Rech

 

The Path

Gallery Hyundai

© Gallery Hyundai

《The Path(더 패스)》전은 갤러리현대와 김창열이 함께하는 열네 번째 개인전이자, 2013년 김창열의 화업 5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개인전 이후 7년 만에 갤러리현대에서 열리는 개인전이다. 전시는 그의 작품 세계에서 물방울과 함께 거대한 맥을 형성하는 ‘문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문자는 캔버스 표면에 맺힌 듯 맑고 투명하게 그려진 물방울과 더불어 강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에게 문자는 이미지와 문자, 과정과 형식, 내용과 콘셉트, 동양과 서양, 추상과 구상의 세계를 연결하는 매우 중요한 미적 토대이지만, 이에 대한 관심과 연구는 물방울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진했다. 《The Path(더 패스)》전은 김창열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문자에 담긴 심오하고 원대한 진리의 세계관이 생명과 순수, 정화를 상징하는 물방울과 결합하여, 우리에게 ‘인간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고 있음을 역설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전시 타이틀 ‘The Path(더 패스)’는 동양 철학의 핵심인 ‘도리(道理)’를 함축하고 있으며, 평생 물방울을 그리고 문자를 쓰는 수행과 같은 창작을 이어간 김창열이 도달한 ‘진리 추구’의 삶과 태도를 은유한다.

 

Words by Koeun Lee
Still & video. Courtesy of Almin Rech & Gallery Hyund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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