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미술관 2024년 하반기 현대미술 기획전 엘름그린&드라그셋 <Spaces>, 9월3일 개막

입력: 2024.08.02(금)
수정입력: 2024.08.30(금)

2024. 9. 3 - 2025. 2. 23

Elmgreen & Dragset: Spaces

엘름그린 & 드라그셋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집 · 주방 · 수영장 · 작업실 · 레스토랑. 전시장이 전혀 예상하지 않은 지극히 일상적인 환경으로 바뀌어 있다. 그곳에 들어선 관람객들은 어떠한 상황에 놓인 실제 사람과 같은 인체 조각의 모습과 몸짓언어를 통해 현대 사회가 맞닥뜨린 여러 이슈를 읽어내게 된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사회에 굳어져 버린 통념이나 젊은 남성 중심으로 짜이는 정치 구조에서 소외된 고령층 등 다양한 사회 문제와 극적인 서사를 담아낸 작품을 마주한 그들은 새로운 시각으로 이를 바라보고 이야기를 스스로 상상하며 전시를 경험하게 될 듯하다.

이렇듯 깊이 있는 철학과 적절한 유머로 표현한 조각 · 설치 ·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는 북유럽 아티스트 듀오 엘름그린 & 드라그셋이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의 2024년 하반기 현대미술 기획전 <Elmgreen & Dragset: Spaces>로 한국 관람객들과 만난다. 1994년 코펜하겐에서 처음 연을 맺고서 그 다음 해부터 함께 작업해온 미카엘 엘름그린Michael Elmgreen과 잉가 드라그셋Ingar Dragset이 꾸린 2인조 작가 그룹 엘름그린&드라그셋은 협업 30주년을 맞이하여 아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 공간 5곳을 재현하는 설치 작업을 비롯한 작품 50여 점을 선보인다.

엘름그린&드라그셋Elmgreen & Dragset. ‘Shadow House’, 2024 / Courtesy of the artists and Amorepacific Museum of Art

엘름그린&드라그셋Elmgreen & Dragset. ‘The Amorepacific Pool’, 2024 / Courtesy of the artists and Amorepacific Museum of Art

엘름그린&드라그셋Elmgreen & Dragset. ‘The Cloud’, 2024 / Courtesy of the artists and Amorepacific Museum of Art

엘름그린&드라그셋Elmgreen & Dragset. ‘Untitled (the kitchen)’, 2024 / Courtesy of the artists and Amorepacific Museum of Art

엘름그린&드라그셋Elmgreen & Dragset. ‘Untitled (the studio)’, 2024 / Courtesy of the artists and Amorepacific Museum of Art

실제와 닮은 형태와 규모로 설치된 작품들을 만나는 이번 전시의 첫 번째 공간은 집이다. 관람객은 두 작가가 디자인한 집과 그 안에 구성된 다양한 요소들을 살펴보며, 이곳에서 머물러 사는 이는 과연 어떤 사람인지 실마리를 찾아서 상상해볼 수 있겠다. 마찬가지로 두 번째 전시 공간에서는 실제 크기로 만든 거대한 수영장을 보게 된다. 엘름그린 & 드라그셋이 자주 모티프로 삼는 수영장은 오늘날 공공장소가 점점 줄어들며 공동체 의식마저 사라지고 있는 사회 현상을 드러낸다. 이외에도 실험실 같은 주방과 두 작가가 작업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아틀리에atelier가 있고, 어딘가에서 마주칠 법한 ‘더 클라우드The Cloud’ 레스토랑에서는 관람객이 테이블 사이를 거닐며 영상 통화 중인 사람 형상 조각과 만나면서 현실과 허구를 넘나들게 된다.

마치 크고 작은 조각 작품들이 세련되고 특별한 무대를 펼치는 듯한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서, 많은 관람객이 스스로 새로운 이야기 속 의미를 찾아 나아가는 주인공이 될 전시는 9월3일 열린다.

Words and photographs by Koeun Lee
Still. Courtesy of the artists and Amorepacific Museum of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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